티스토리 뷰

728x90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소심하다고 소개한다.

 

나도 그렇다.

 

얼마전 댓글에 상처 받고 한참을 고민했다.

댓글 기능을 없애야 하나?

블로그를 그만해야 하나?

 

이런 내게 남편이 말했다...

그래도 소통을 위한 장인데, 댓글을 막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날, #파울로코엘료 의 #내가빛나는순간 의 몇 장의 글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었는데,

오늘 #밀리의서재 를 보다보니

신간 중에 #소심이병은아니잖아요 라는 제목의 책이 보였다.

 

오늘은 너다!

 

브런치로 유명세를 타던 작가의 글에 한 줄 악플이라 말하기에도 한 참 부족한 댓글이 달렸고,

그 긴장감이 너무 싫어서 글을 올리고 댓글을 확인 하는 과정들이 힘들었었다고 한다.

 

나 또한 댓글 이후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알람이 뜨면,

'혹시 또 댓글이 달리는 건 아닐까?'

 

살짝 긴장을 하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기쁨은 없다.

허나 다행스러운 것은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블로그의 글이 사람들에게 많이 읽힐 때의 즐거움과,

간혹 악플이라고 하기에 천프로 부족한 댓글 때문에 혼자 상처받고 우울해 하는 것 중

내가 원하는 부분에 중점을 둘 수 있다는 것.

 

작가가 아들과 했던 대화를 책에 그대로 옮겨 두었는데,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식탁에서 달걀이 떨어지면 어떻게 돼?"

"깨져요."

"그럼 만약 사과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굴러가요"

"맞아, 사과는 굴러갈 거야, 어쩌면 조금 멍든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달걀처럼 깨지지는 않을 거야. 그럼 이건 식탁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똑같은 식탁에서 떨어져도 달걀은 깨지지만 사과는 깨지지 않아. "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사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 수준에 딱 맞는 기막힌 설명체였다.(9살 아들에게 설명했던 내용이....)

 

이 책이 소심한 나를 갑자기 자신감 넘치게 바꿔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약간의 위로를 느끼면서,

제목 그대로 소심이 병은 아니지 않은가?

 

책 처음에, 작가가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는데 피렌체 번화가 앞에 그림을 길바닥에 깔아두고 그림을 밟으면 강매하는 사기꾼들이 있었는데, 자신이 타겟이 될까봐 스트레스를 받고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2006년 여름 친구 2명과 함께 유럽여행을 갔다.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고, 엄청 들떠 있었다.

한 편 두렵기도 했다.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에 갔다.

프랑스 문화를 몰랐던 우리, 팁이 무서워서 프랑스 식당을 못 들어갔다.

#프랑스맥도날드 에 갔다.

 

피지와 파스타의 나라 #이탈리아에 갔다.

호기있게 파스타 집에 들어갔다.

오, 가격도 나쁘지 않고 팁을 안줘도 됐었다.

다음날도 그 레스토랑을 갔다. 안전하게.

그리고 #이탈리아맥도날드 에 갔다.

 

소시지의 나라 #독일에 갔다.

#독일맥도날드 가 유럽 5개국 중 가장 쌌던 기억만 난다.

 

퐁듀의 나라 #스위스에 갔다.

퐁듀가 겨울에만 먹는 다는 것을 몰랐다.

스위스에 갔으니, 퐁듀는 꼭 먹고자 했지만,

살인적인 스위스 물가로 인해 편의점에서 빵조가리만 사다가 먹었다.

#스위스맥도날드 도 갔겠지....

 

..#영국에 갔다 (대표 음식이 머가 있지?)

그냥 #영국맥도날드 에 갔다.

 

#빅맥지수 라는 것을 새삼 체감했던 여행이다.

소심하고 무서웠던 우리는 그렇게 #유럽여행 을 하며, 맥도날드만 열심히 찾아다녔다.

 

같은 해에 여행을 갔던 친구는 혼자서 좋은 레스토랑만 찾아 다녔다고 한다.

 

돈이 많아서 였을까?

소심하지 않아서 였을까?

 

그 친구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몬트리올맛집 .... 잘 모른다.

여기 산지 1년이 지났는데,

 

#몬트리올다운타운 유명한 한인식당만 갔다.

알고 있는 메뉴, 익숙한 언어는 나를 조금이라도 덜 소심해 지게 하기 때문에....

 

그래 영어.

영어도 소심하면 늘기 너무 힘들다.

책에서도 나왔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내가 하는 말이 틀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입 밖으로 뱉어내지 못한다....

 

반면에 남미친구들은 정말 거침없다. 문법이 맞든 틀리든 일단 뱉고 본다.

 

#인종의차이 일까 #소심함 의 차이일까..

 

특히나, 한국 사람들끼리 영어로 얘기할 때는 더욱 소심해 진다....

말을 점점 더 아끼게 된다.

 

그래서 요즘 #온라인어학연수 너무 힘들다.

작년 #프랑스어연수 를 할 때는 나만 동양인이고, 나혼자 한국 사람이라서 덜 소심해지고 마음대로 얘기할 수 있었는데, #온라인연수 는.... 일단 내가 말하면 zoom영상에 내 얼굴을 대문짝 만하게 클로즈업을 해버리니까...

안그래도 소심한 내가 더욱 소심해 진다......

 

극뽁해야하는데,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남에게 정말 1도 관심이 없다.

나만 소심하고 신경을 쓰는거지..

 

배우 #이지아 가 스캔들이 터진 후 한 달 동안 방에만 갇혀 있었는데, 밖에 나왔을 때 세상 사람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국내도서
저자 : 이지아
출판 : 델피노 2020.10.15
상세보기

#배우이지아 에게도 관심이 없는데,

 

나에게... 관심 없다.... 절대 없다. 그러니.. 조금은 덜 소심해 져도 된다.

 

그러나 나의 이런 소심함이 장점을 가져다 준 좋은 경험이 있다.

 

우리 나라는 대인관계의 척도를 경조사에서 판단한다.

 

 

결혼식을 하게 되면 '신부 측 하객' 이 얼마나 올지.. 너무 걱정이 되었다.

결혼식은 다 비슷 비슷하고, 미안하지만 막역한 사이나, 친지의 결혼식이 아닌 경우에는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보다 그냥 의례적으로 참석하고 밥만 먹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내 결혼식도 그런식으로 진행되겠지...? 라는 생각이 마음이 무겁고 불편했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결심했다.

결혼식장에서 결혼하지 말자

 

https://blog.naver.com/zalhavose/220306340288

왜 셀프 웨딩이 대세인가?? 셀프웨딩의 장점?

 

가족끼리 조용히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기로...

 

소심한 성격이었다면, 남들과 똑같이 결혼식을 하는게 맞는 건가? 남들 이목생각해서??ㅎ

 

 

소심한 것이 병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나를 불편하게 할 뿐이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조금씩 조금씩 피해를 입힌다.

 

한 마디에 한 마디에 상처받고,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겠다고 말도 못하고,

속으로 참고 또 참다가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소심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내가 제일 잘그려

뭐든 내가 제일 잘하고, 제일 예쁘고 , 제일 멋지고

우리는 그랬었다.

언젠가 어떤 이유로, 조금씩 조금씩 위축되는 일들이 생기면서, 나를 숨기게 되고 작아지게 되는...

그런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소심한 성격으로 바뀌었겠지..

 

그런데 이젠 좀 바껴야겠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도 그렇고,

영어 불어 이 모든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소심한성격 은 좋지 않다.

 

다음번 글은 내가 어떻게 적극적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댓글